![]() 미국의 문화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은 이런 소비행위에서 유토피아 충동을 발견했지만, 요즘은 이런 '너머'의 상상력이 과연 대중문화를 밀고 가는 원동력인지 의문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오히려 유토피아 충동 같은 본능적 원동력 같은 것이라기보다, 대중문화를 하나의 징후로서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구조가 이런 재생산을 가능하게 만드는 게 아닌지 궁금한 것이다. 영화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주는 것 같다. <트랜스포머2>는 전편에서 보여줬던 숨막히는 테크놀로지의 향연을 일단 유보하고 변신로봇이라는 장난감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트랜스포머'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장르법칙에 충실한 것처럼 보인다. 철저하게 이 속편은 문화산업의 논리에 충실한 서사를 들려준다. 이런 까닭에 영화는 전편에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혁신적인 그래픽 기술을 게으르게 반복하고, 앞서 흥행에 성공했던 몇 가지 요인들을 침소봉대하기 바쁘다. 대표적인 것이 여주인공 메건 폭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다. 카메라는 전체 서사의 전개와 무관하게 시종일관 메건 폭스의 '몸'을 쫓아다닌다. 물론 이 몸은 실제의 육체라기보다 섹슈얼리티의 이미지에 불과하다. 메건 폭스는 자칫 밋밋하게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는 <트랜스포머2>의 구조를 유지시키는 욕망의 대상이다. 아이와 어른을 동시에 잡겠다는 양동작전이 여기에 숨어 있다. 영화를 본 아이들이 로봇 장난감을 사달라고 어른들을 조를 때, 어른들은 메건 폭스를 떠올리며 지갑을 열 것이다. 노골적이고 의도적인 메건 폭스의 '연기'야말로 <트랜스포머2>의 형식논리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사실성'이다. 이런 노골적인 형식의 왜곡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제작비의 회수라는 문화산업의 논리뿐이다. 문화산업의 논리야말로 '트랜스포머'를 하나의 장르로 밀고 가는 형식의 이데올로기이다. 모든 장르는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트랜스포머 시리즈도 할리우드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영화이다. 현란한 기술력과 막강한 자본력을 자랑하기 위한 장르가 이제 할리우드 컴퓨터 그래픽 영화의 특징을 이루게 되었다. 할리우드에 이르러 장르는 헤겔주의적 '종언'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SF도, 사극도, 호러도, 모두 컴퓨터그래픽 기술과 자본이라는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합쳐진다. 이 영화의 제목에서 변형(metamorphosis)이 아니라 변환(transformation)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되었다가 다시 로봇으로 변할 수 있는 '교환'의 메커니즘은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를 암시하는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결국 '트랜스포머'는 사용가치보다 교환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더불어 고유한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발양시키지 않는 것을 죄악시하는 후기 자본주의의 논리를 적절하게 체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 막강한 교환의 논리에 따라서 모든 가치는 본래의 자리를 벗어나서 떠돈다. 가치상대화는 결국 탈가치화를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이 탈가치화의 소용돌이에서 모든 장르의 법칙은 소멸한다. 그리고 컴퓨터그래픽 영화라는 새로운 형식은 이런 탈가치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아날로그적 필름에서 디지털 디스크로 이미지 저장매체가 전환한 것은 단순한 물질적 변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픽셀 단위로 재현할 수 있는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는 인상파를 거쳐 점묘파에 이르는 근대 미학의 유토피아주의가 상업주의와 만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루카치같은 이들은 '물화'라고 불렀다. <트랜스포머2>가 보여주는 스펙터클은 전편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의 흥행을 통해 제작비 회수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영화 자체의 발전을 위한 투자를 전편에 비해 많이 하지 않은 느낌이다. 이야기의 밀도도 부족하고 액션의 실감효과도 떨어진다. 어떻게 보면 <트랜스포머2>가 목표로 삼는 것은 영화 자체의 흥행이라기보다, 영화를 매개로 확장할 수 있는 각종 부수산업인 것 같다. 전편에 비해 한층 다양해진 트랜스포머 캐릭터의 등장은 이런 추측을 더욱 확신시킨다. 영화가 끝난 뒤에 올라가는 빽빽한 엔딩 크레딧을 가득 채우고 있는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의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트랜스포머2>를 범상한 '영상'으로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21세기 미국 자본주의를 밀고 가는 첨단산업의 보고서이기도 한 것이다. 영화가 영화에 그치지 않고 체제의 메커니즘 자체로 전환하는 '멋진 신세계'를 관객은 영화 한편에서 발견한다. 이 지점에서 <트랜스포머 2>는 변신로봇 장난감 홍보용으로 처음 제작되었던 그 장르의 기원을 역설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 <프레시안>에 게재되었음.
하도 바빠서 정신이 없다. 영국 영어에서 바빠 죽겠다는 표현에 bloody busy라는 말이 있는데, 실감 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해보기는 처음이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살아지다니. 아무리 내가 멀티 태스킹에 능하다지만, 이건 한계 초과인 것 같다. 특히 이제는 학회에서 맡는 일들이 많다보니, 완전히 혼이 나가는 것 같다. 원래 과중한 업무가 일상인데, 여기에 학회일이 겹치니 돌 것 같다. 물론 바쁘게 살아서 좋은 점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다는 것. 그냥 순간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가끔은 좋은 것 같다.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 재임용 준비한다고 논문 쓰는 게 올해 관건인데, 쓰다 보니 4편을 썼다. 올해는 논문을 좀 많이 쓸 생각인데, 그러다보니 책이 좀 부진해지고 있다. 조만간 나올 책이 있는데, 나만큼 바쁜 출판사 대표 덕에 좀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 올 여름은 저서 세 권 마무리짓고 논문 한편 더 쓰면 끝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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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고 노력하는데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李대통령 "진정성 몰라줘 답답"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진심이 통하지 않는 까닭은 '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사람들이 가진 코드와 한국 사회의 코드가 다른 것이다. 이 다른 코드야말로 분석 대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기업인'의 코드를 가지고 관리의 자리로 진입한 것인데, 이 관리의 코드가 전혀 들어맞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건 시장의 코드도 뭐도 아니다. 그냥 이명박과 그의 사람들이 내면화한 코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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