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놓고 진영과 관련한 배경에서 생각하려는 사람이 많군요. 자신이 진보와 김현진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있더라도, 사건을 그렇게 몰고 가지는 말아야죠. 이번 사태가 개인 사이에 벌어진 일을 인터넷이 확대시켰다고요? 세상에 개인간에 벌어진 일이 아닌 게 어디있나요? 조두순의 만행은 개인간에 벌어진 게 아닌가요? 개인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면 모두 입닥치고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나요? 그럼 이슈가 되고 논란이 될 문제가 세상에 어디 있나요? 이번 일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만한 일이었으며, 인터넷이 없었더라도 무척 말이 많았을 사건이죠. 물론 일이 확산되고 알려지는 속도는 느렸겠지만, 나는 사실을 모르므로 판단 못하니 김현진 잘못이라기보다 인터넷 문화 잘못이다라는 식으로 돌리신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군요. 문제가 사소하다는 뜻인가요? 이택광님은 개인간의 폭행이나 무단 도용이 미니스커트 입고 시위나가거나 기륭 주점에서 봉사하는 것에 비해 아주 사소하다고 보실수 있지만, 안그런 사람도 많죠. 폭행과 도용에서 매우 큰 심각성을 읽어내는 사람도 많답니다. .이 문제를 빌미로 김현진이라는 개인에 대해 도덕적 공격을 감행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요? 개인의 도덕적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개인의 도덕적 문제를 지적하는게 왜 잘못된 거죠? 그럼 이 문제를 빌미로 김현진 개인이 아니라 그녀가 '발 걸치고 있었던' 진보진영 전체를 싸잡아 공격이라도 하는게 맞다는 말인가요? 그보다 훨씬 분별있는 주장들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 공격이 '신세대문화운동'이라는 김현진의 상징성으로 인해 발생한다고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 하시는 건가요? 이번 김현진 사건에 대해 반진보진영에서만 달려들어 비판했다면 그렇게 볼 수 있겠죠. 진영에 관계없이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다수인데요? '김현진의 상징성'에 눈이 멀지 않고서야, 욕먹을 일에 대한 정당한 비판들이 상징성에 대한 공격으로 느껴질리가 없죠. 이번 일로, 이렇게 '김현진의 상징성'에 눈 멀었던 사람들이 속속 자기고백하며 드러나는 것은 참 흥미롭네요. 김현진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근거로 상징성을 무화하려는 시도가 아니고요, 그냥 싸가지없는 짓 한데 대해 욕 하는 거에요. 상징성이고 뭐고가 아니라. 위 댓글에 전여옥 나왔지만, 전여옥 개인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한나라당이나 보수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보수는 보수대로 욕먹을 게 있고, 전여옥은 전여옥대로 욕 쳐먹을 게 있는 거죠. 이걸 왜 제대로 구분하려 않으시는 거죠? 마지막 단락은 '너네가 그렇게 못하니 껀수잡아서 욕이나 하고있다'라는 뜻인가요? 김현진에 대한 불쾌감이 그 튀는 모습의 자기 인과성의 발로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아무리 읽어도 '너는 못하니 뒤에서 다구리나 하는 거지'라는 뜻으로 읽히는데, 다른 뜻이었다면 설명 부탁드리구요.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자기식 관점에만 빠져서 문제를 보시는 것 같네요. 김현진의 튀는 모습이 불쾌해서 좋은 껀수다 싶어 다구리를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이번에 김현진의 인간됨됨이를 깨닫고 실망하는 많은 사람이 그동안 그 튀는 모습, 혹은 그 겉으로 드러난 모습 때문에 좋아했다는 점을 무시하시면 안되죠. 김현진을 놓고 박재범을 쫓아낸 맨털리티가 나타났다고요? 그래서 '자기 원인적 욕망의 추구를 두려워하고 외설적인 것이라고 여긴다'고요? 왜 박재범만 보이고 변희재나 전여옥, 나경원, 주성영 따위는 안보이시나요? 변희재를 신나게 다구리한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덧글 다신것 보니 맞은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집단 다구리를 놓는 건 여고생 폭력배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니, 변희재한테 무식하다고 직접 욕먹은 사람도 아닌데 '집단 다구리' 놓은 것은 여고생 폭력배 짓이었겠네요? 직접 강간당한 것도 아닌데 조두순한테 '집단 다구리' 놓은 것도 여고생 폭력배 짓이었겠네요? 아니면, 상대편 까는건 당연한 거고 우리면 까는건 잘못된 거다 그 말인가요? 수전 손택과 김현진을 비교하시나요? ㅎㅎㅎㅎ 맨 처음 하신 비유를 들자면, 노벨상 받은 원로 교수의 인격이나 업적과 대학원생의 인격, 업적을 동등하게 놓고 비교하시는 셈이군요. 욕먹을 짓하면 진영에 상관없이 욕먹는게 당연한 거에요. 이번 일은 김현진이 공개적으로 해왔던 말이나 일들과 자신의 삶이 모순되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고, 그에 대해 많은 사람이 실망하는 거에요. 그러니 얼핏 보면 개인 문제를 놓고 다구리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죠. 김현진이 일기장에만 글을 써 왔다면 사람을 패든 욕지거리를 하든 우리가 상관할 바 없죠. 모든 걸 다 진영으로 해석하고 잘못도 개인 문제로 돌리고 싸안고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니, 김현진에 홀렸거나 김현진의 상징성에 홀렸거나 진보라는 가치에 잘못 홀린 사람 참 많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네요." (강조 필자)
이 글은 정확하게 김현진에 대한 '다구리'가 어떤 정의감에서 발생하는지 잘 보여준다. 분명히 밝히지만, 나는 이 댓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김현진의 상징성'에 홀려서 이런 포스팅을 한 건 아니다. 원 포스팅에서 내가 지적한 것은 김현진에 대한 '실망감'이 그 상징성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건 내 문제가 아니고 그 다구리를 생산하고 그것을 즐긴 이들의 논리이다. 이런 부분은 이 댓글을 단 사람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김현진이 공개적으로 해왔던 말이나 일들과 자신의 삶이 모순되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는 진술이 그렇다.
나는 김현진씨를 작년 촛불집회 현장에서 잠깐 스쳐가면서 인사나 나눴을 뿐, 아무런 친분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내가 이 사건에 개입하는 것은 순전히 '비평가의 욕망' 때문이며,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을 돌아볼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이다. 앞선 포스팅은 김현진씨를 옹호하는 것이라기보다, 김현진씨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김현진씨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책임을 주장하는 그 방식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게 나의 의도다. 말하자면 내 포스팅의 주제는 김현진이 아니라 김현진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그 '윤리의 정체'에 대한 것이다.
이 댓글의 논리는 이른바 '진영론'을 벗어난 '중간계급'의 마인드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편'일지라도 잘못한 것은 까는 게 정당하다는 이런 '쿨한 논리'야말로 김어준이 박재범 축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쿨한 태도는 자유주의적 공리주의를 견지하는 한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공리를 빙자해서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박탈하는 순간 의미를 상실한다. 게다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리주의의 원칙은 사법의 문제이지 개인의 복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내 말의 요지는 이것이다. 그 '개인의 복수'를 돕기 위해 자기 쾌락을 추구한 그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칸트의 말대로, 책임이라는 것은 '자유로워지라'는 정언명령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책임은 곧 자유의 문제이다. 어떤 사태에 대해 윤리적 책임의식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자유롭다'는 증거이다. 이런 까닭에 아무리 어쩔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해도, 그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근대의 윤리이다. 물론 이것은 말 그대로 개인의 결정사항이고, 개인이 책임을 회피할 때 법으로 제지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것이 또한 근대사회이다. 개인이 책임을 회피한다고 멍석말이를 해서 작두질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나는 문제의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주체의 정체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자신의 쾌락을 일반화했던 이들이 반성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왜냐하면 칸트의 논리대로 한다면, 이들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인의유동닉' 같은 이의 댓글을 보면 도대체 이런 문제에 대한 의식이 없다는 걸 알 수가 있다. 변희재를 비판하는 것과 김현진을 다구리하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면 도대체 어디부터 얘기를 해야한단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 무슨 판단이고 무슨 정의란 말인가.
기본적인 근대의 윤리조차도 지키지 않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전근대적 정의론을 신봉하는 이 분위기에서 말이다. 이들이 악마화하는 것은 사실 김현진이라기보다 자신들의 '시기심'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욕망을 타인의 불행에 비추어 실현하고자 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진정 근대사회에서 지탄받아야할 태도이다. 여하튼, 여러 모로 실망스럽다. 이런 이들이 진보의 지지자들이고, 이런 이들이 '시민'이라고 불리는 사회가 한국이라면, 내가 말하는 '이상'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건가. 20대 당사자운동이라는 말이 한때 있었지만, 20대의 연대가 왜 불가능한지도 이번 사건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게 구호는 현란하고 실천은 공허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Farewell to an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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