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연기와 이명박 정부의 본질 세상읽기

이명박 정부는 한국 부르주아 전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권력이 아니다. 이게 중요하다. 이번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오바마 미대통령과 전작권 환수 연기를 '합의'했다고 발표하는 속내도 그래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다. 오바마가 전작권 환수 연기에 동의한 까닭은 명백한 것처럼 보인다. 멕시코만에서 유출되고 있는 유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에서 국민의 지지를 돌려 세울 방법 중 하나는 한미FTA 전격타결일 것이다.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면, 지금 현재 처해 있는 난국을 뚫고 나갈 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뉴욕타임즈>에 난 관련 기사를 읽어봐도 뭔가 전격적인 거래가 한국 정부로부터 제시된 건 확실하다. 손도 못 대고 있던 의회 설득에 오바마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천명을 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런 협상을 통해 한국이 얻는 게 뭐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무 것도 없다. 전작권 환수는 한국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전략 변화로 인해 계획되고 있는 것이다. 뭐가 뭔지 모르는 이명박 정부는 전작권 환수를 3년 '연기'했다고 자랑을 늘어놓고 있지만, 연기는 말 그대로 잠깐 미루는 것이지 취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은 3년 유예의 조건을 제시했을 뿐이다. 대신에 주둔비 상당 부분을 한국 정부에게 부담시키고, 그에 따른 무기 구매도 요구할 게 뻔하다. 공짜는 없는 것이다. 물론 이 문제를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국가 자존심'이나 '자주권' 따위와 관련해서 한국 정부와 군수뇌부들이 스스로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말하는 것도 절반만 옳은 판단이다. 내가 군수뇌부라고 해도, 천안함 사건에서 명확하게 다시 확인되었듯이, 한국군의 전투능력을 믿을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현대사를 통과하면서 간신히 살아남은 한국의 엘리트들은 인민을 믿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려 있다. 이들에게 인민은 언제 어느 때고 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통제불가능한 '짐승'이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은 한국의 냉전세력과 군수뇌부의 요청을 이명박 정부가 수용해준 결과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미FTA타결이라는 다른 문제가 여기에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작권 문제는 한미FTA를 숨기기 위한 가면인 셈이다. 한미FTA를 위해서 이명박 정부가 한국의 냉전세력과 군수뇌부의 대북공포증을 이용하고 있다는 게 더 사실에 근접한 판단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는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하겠다. 이게 바로 이명박 정부의 본질인 것이다. 자동차와 쇠고기를 내어준다는 건 문자 그대로 이 부문의 시장을 개방한다는 말이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과 목축업을 포기하겠다는 건데(아니면 두 부문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명박 정부가 무엇 때문에 한미FTA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분명히 겉모습은 노무현 정부와 비슷하지만, 그 목적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어느 정권보다도 노골적으로 자기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게 이 정부의 본질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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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alph386 2010/06/28 11:54 # 삭제 답글

    전시작전권 관련해서 군이 국민을 기망하는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아군의 작전능력이 북의 공격을 막기에 부족하다는 거죠..

    뭐도 없고 뭐도 없고 뭐도 없고..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그런 첨단 조기경보기나
    무기가 있을까요? 장사정포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드는것 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포병출신이라면 간단한 산수로 그들이 초탄을 발사한뒤 얼마후에 그들의 기지가 타격을 받을지는 계산이 나옵니다.

    만약 그런 전제가 성립하려면 아군의 대포병전략은 '없다' 북한군이 포를 늘어놓고 불바다가 될때까지 쏠동안
    우리는 그냥 구경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북이 핵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들의 전력이 비대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말을 늘어놓는 군수뇌부를 볼때마다... 구역질이 솟아 오릅니다.

    이번 천안함을 통해 그들의 비굴함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바보취급당하는것도
    마다않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들도 그들의 실체에 대해
    어느정도 눈치를 챘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비겁하고 거짓말을 잘하는 군대가 바로 한국입니다.
    그것은 식민지군대의 우레한 모습일 뿐이지요.

    참고로 저는 방산업체에서도 근무했고 예비역 장교입니다.






  • 이택광 2010/06/28 13:41 #

    말씀하신 게 상식이죠.
  • 2010/06/28 16:4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해피맨 2010/06/28 23:24 # 삭제 답글

    "전작권 환수는 한국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전략 변화로 인해 계획"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의 연기는 미국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오히려 유리한 상황에 있게 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오히려 미국에 고마워하며 이것 저것 다 내어줄 것 같은 분위기인 듯..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이택광 2010/06/28 23:55 #

    미국이 필요로 하는 건 한미FTA에서 한국의 자동차와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죠. 그것도 지금 오바마 정부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급히 서둘러야할 판인 겁니다. 위험 부담이 높은 이런 행보를 하는 건 그만큼 오바마 정부가 급박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이 잠깐 전작권 환수를 '연기'해주는 겁니다. 우선 순위에서 잠시 뒤로 미뤄둔 거죠. 한국 정부로 봐서 별로 유리할 게 없는 협상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급친해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정부관계자가 설명하고 있군요. 상당히 흥미로운 전개과정입니다.
  • 한윤형 2010/06/29 00:58 # 삭제

    원래는 전작권 환수가 미국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죠. 환수해야 하는데, 전작권 환수를 '친북정권에 의한 한미동맹 파탄'으로 선전한 한국 보수언론의 프레임에 갇힌 이명박 정부가 제발 조금만 연기해 달라고 졸랐고, 그래서 연기해주는 대신 한미FTA 문제에 있어 모종의 약속을 얻어내는 이득을 미국이 취했을 것이다, 라는게 본문의 논리인 듯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내줄 걸 내주고 연기시킨 후에 그걸 치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이겠구요.
  • 인형사 2010/06/29 04:37 # 답글

    천안함사태와의 거래인지도 모르지요.

    미국은 안보리와는 별도로 과거 북한을 핵실험까지 몰고간 전력이 있는 BDA식 제재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군요.

    http://news.jknews.co.kr/article/news/20100619/0954615.htm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북한의 돈세탁 의혹 은행으로 지정, 북한을 효과적으로 압박했다는 견해가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미의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추진중이고요.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view.html?cateid=1046&newsid=20100526131418436&p=yonhap

    그런데 법안 추진자의 말을 들어보면 저게 대북한 제재법안인지 대중국제재법안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군요.

    브라운백 의원은 천안함 사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중국의 역할론'과 관련, "중국은 북한에 있어 핵심 동맹국이자,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서 "만일 중국이 강력한 톤으로 북한을 비난하지 않거나, 직접적인 경제제재를 통해 북한을 단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이는 결단코 `용납할 수 없는(unacceptable)'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제재추진은 처음부터 명분축적용이고 BDA식 제재가 진짜 목적이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건 북한보다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고.

    천안함사태의 각본을 한국쪽에서 썼다면 미국에 무언가를 줄 것이고 미국쪽에서 썼다면 미국에서 무언가를 받아오겠지요.

    전작권환수 연기가 그런 걸까요?
  • 그런데 2010/07/01 17:01 # 삭제 답글


    말이죠. 청와대나 정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어떤 '정교한 계획'이나 '시나리오'에 따라 일어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밖'에서 보면 이런 저런 사건과 이벤트들이 뭔가 배후의 논리에 의해 조직되고 기획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만, 실은 제 경험으로 보건대, 정말로 사소한 실무자의 실수거나 회의 자리에서 벌어진 느닷없는 일, 어찌저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되거나, 머 이런 것들의 누적으로 생긴일이 많더라는 겁니다. 전작권의 경우, 퇴역군인 모임인 성우회에서 전작권을 반대하니, 현역군인들 혹은 국방부 수뇌부들이 퇴임후에 골프라도 치고 옛 선후배들과 어울리려면, 무슨 안보전략이니를 떠나서, 미국에 종속되는 것 찬성하는 노땅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거든요. 물론,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가령 이런 웃기고 자빠진 일들로 인해 결정되고 진행되는 일이 많더라는 겁니다. 제 경험에 비춰본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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