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마고

자전거와 공부의 공통점은 하면 할수록 편해진다는 것이다. 처음에 어렵지만 고비를 넘기면 엄청나게 수월해진다. 그리스어를 공부하니 비로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들에 대한 감이 오기 시작했다. 결국 모든 인문학 공부는 '읽기'에서 출발해서 '쓰기'로 끝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한창 공부를 시작할 때, 농담처럼 친구들 사이에 오가던 말이 있었다. 공부를 하려면 체력, 지력, 금력이 있어야한다는 말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셋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다. 지력과 금력이 부족하면 체력으로 보상하면 되기 때문이다. 체력을 우습게 여기는 학자는 오래 갈 수가 없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적은 생활이다. 생활인이 되는 순간 인문학 공부는 끝난다. 아벨라르를 사랑한 엘로이즈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결혼을 주장하는 아벨라르에게 엘로이즈는 그 결심이 학문에 어떤 해악을 미칠지를 이야기한다. 물론 둘은 결혼하지만, 혹독한 사랑의 대가를 치러야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사랑의 진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언을 우리에게 남겨줬다는 점에서 생활의 포획에 걸려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읽어야할 책들은 산더미이고 써야할 글들도 잔뜩 밀려 있다. 이제 겨우 가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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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교수님 2010/09/28 19:18 # 삭제 답글

    멋지게 사시네요
  • 동녘새벽 2010/09/28 21:14 # 삭제 답글

    대학원 다닐때 선배님이 그러셨죠. 공부가 중국발음으로 하면 쿵푸라며, 체력단련을 강조.
    그때 선배님과 연구실 동료들과 운동장을 뛰던 생각이 납니다.
  • 2010/09/28 23:27 # 삭제 답글

    전 완전 즈질 체력이에요.ㅠㅠ 자전거 사면 저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 나비 2010/09/29 01:01 # 삭제 답글

    선생님..안녕하셨어요? 라캉 독회 이후로 뵙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뵙네요..전 아직 할수록 편해지는 공부도 수영도 아니지만, 공부에 체력이 우선한다는 말씀에는 무척 공감합니다..이 가을 선생님 읽으셔야 할 책도 쓰셔야 할 글도 가득하시겠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에 목마른 제자들을 깊이 헤아리시어 가능하신 대로 세미나 오픈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높고 맑은 가을 하늘이 설레는 마음을 부추깁니다..좋은 10월 맞으시기 바라며..이수진 드림..
  • 지젝인 코리아 2010/09/29 01:56 # 삭제 답글

    택광님, 결혼 경험 없으신가요? 혹시 학력을 위한 체력을 위해서 ? 으흐흐흑
    몹시 궁금합니다.
    부산 출신이시면 수영 잘 하시겠네욤....
    어쨌건 참 귀여우세요^^
    태광님 화이팅!!!
  • 수하이 2010/09/29 18:19 # 삭제

    참고로 전 부산출생이고,여전히 부산에 살지만 수영을 못합니다^^
  • 2010/09/29 06: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9/29 06: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9/29 06: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택광 2010/09/29 12:08 #

    Cambridge 대학에서 나온 Reading Greek이 정석이죠. 같은 곳에서 나온 라틴어 교본도 있어요.
  • 2010/09/29 17: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그러니까말이야 2010/09/29 22:18 # 삭제 답글

    와 택꽝은 국보급간지다... 이것이 인텔리간지임... ㅇㅇ


    근데 은근히 허벅지 자랑 하는 거 같아
  • 처처 2010/10/01 00:49 # 삭제 답글

    철벅지!!!
  • 8con 2010/10/02 14:19 # 삭제 답글

    이 글의 핵심은 사진이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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