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값이 아니라 없어져야 한다
중앙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고부응 선생님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 기고를 하셨다.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잘 짚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주의자들'은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되묻겠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충분히 가능하고, 대학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을 비롯한 복지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의 우파들은 할 말이 별로 없다. 가령 서울대 법인화 같은 문제를 둘러싼 논란들을 보면서 한국의 부르주아들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른바 선진국 같으면, 부르주아들이 '공교육 기관'을 민영화하겠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자기들에게 적합한 부유한 사교육 기관을 설립하고자 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부르주아들이 부러워하는 서구의 명문대학이라는 곳들이 대체로 그렇게 만들어진 역사를 가졌다. 그런데 한국의 부르주아들은 부의 재생산과 세습을 보장해줄 교육을 '서울대'라는 '국립대학'에 기탁해왔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뻔뻔스럽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되어서 발전해온 그 공공재를 날로 먹겠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아무런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교육을 각개전투의 문제로 바라보는 태도부터 바로 잡지 않는 한, 교육 받을 평등한 권리라는 근대적 정언명령은 한국에서 조만간 종적을 감출지도 모를 일이다.
고부응 선생이 짚어내고 있는 문제는 이것이고, 대학 본연의 소명으로 되돌아갈 필요에 대한 대학인 개인으로서 제기하는 강력한 청구인 것이다. 그런데 그 밑에 달려 있는 댓글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다음을 보자.
조직적인 알바가 쓴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멀쩡한 '시민'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꽤나 걱정스러운 일이다. 대학등록금을 없애자는 주장에 왜 쓸데없이 '대학교수 월급이 너무 많다'는 말이 나오는 걸까.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집단을 '특권층'으로 간주하는 태도는 뿌리가 깊은 것이지만, 이 경우는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이런 분은 기본적으로 집안에 대학생 자녀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말하자면 '젊은 세대'일 공산이 큰 것이다. 사립대학을 당장 어쩔 수 없다면 국립대학부터 등록금을 없애면 된다. 과거에 많은 학생들이 국립대학을 선호한 까닭은 이 때문이었다. 이렇게 정말 대학등록금이 없어진다면, 과연 누가 이득을 보겠는가? 부자들일까, 가난한 이들일까? 분명한 사실은 후자이다. 대학생 자녀 둘을 둔 집의 경우 대학등록금이 없다면, 일년에 2000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서 세금 좀 더 낸다고 뭐가 대수겠는가.
그런데 한국의 부르주아 세력은 꼭 이 문제를 세금문제로 걸고 넘어져서 중산층들을 선동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선동도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우파들의 경제정책이 실패할수록 그 중산층들마저 몰락해서 대학에 자녀들을 보내기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등록금이 없다면, 너도 나도 마음만 먹고 일정한 자격조건이 되면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학벌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학벌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계급의식일 테니 말이다. 똑 같은 서울대생이라도 부산 당감동에서 온 학생과 강남 대치동에서 온 학생은 엄연히 다른 '주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하튼 모순은 언제나 해결책을 내장하고 있는 법이다.
중앙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고부응 선생님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 기고를 하셨다.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잘 짚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주의자들'은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되묻겠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충분히 가능하고, 대학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을 비롯한 복지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의 우파들은 할 말이 별로 없다. 가령 서울대 법인화 같은 문제를 둘러싼 논란들을 보면서 한국의 부르주아들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른바 선진국 같으면, 부르주아들이 '공교육 기관'을 민영화하겠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자기들에게 적합한 부유한 사교육 기관을 설립하고자 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부르주아들이 부러워하는 서구의 명문대학이라는 곳들이 대체로 그렇게 만들어진 역사를 가졌다. 그런데 한국의 부르주아들은 부의 재생산과 세습을 보장해줄 교육을 '서울대'라는 '국립대학'에 기탁해왔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뻔뻔스럽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되어서 발전해온 그 공공재를 날로 먹겠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아무런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교육을 각개전투의 문제로 바라보는 태도부터 바로 잡지 않는 한, 교육 받을 평등한 권리라는 근대적 정언명령은 한국에서 조만간 종적을 감출지도 모를 일이다.
고부응 선생이 짚어내고 있는 문제는 이것이고, 대학 본연의 소명으로 되돌아갈 필요에 대한 대학인 개인으로서 제기하는 강력한 청구인 것이다. 그런데 그 밑에 달려 있는 댓글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다음을 보자.
중대 영문과 학생들이 불쌍합니다. 그냥 외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될까 걱정도 됩니다. 무슨 주장을 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하고 논거가 있어야 하는데 가져다 붙이는 것이 성직자 양성을 위한 대학이나 공직자 양성을 위한 대학이네요. 우리나라도 사관학교는 등록금 안낼 뿐 아니라 품위유지비도 받습니다. 모든 대학을 그렇게 하라구요? 일단 교수들 봉급부터 절반으로 줄이면 대학재정이 조금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조직적인 알바가 쓴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멀쩡한 '시민'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꽤나 걱정스러운 일이다. 대학등록금을 없애자는 주장에 왜 쓸데없이 '대학교수 월급이 너무 많다'는 말이 나오는 걸까.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집단을 '특권층'으로 간주하는 태도는 뿌리가 깊은 것이지만, 이 경우는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이런 분은 기본적으로 집안에 대학생 자녀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말하자면 '젊은 세대'일 공산이 큰 것이다. 사립대학을 당장 어쩔 수 없다면 국립대학부터 등록금을 없애면 된다. 과거에 많은 학생들이 국립대학을 선호한 까닭은 이 때문이었다. 이렇게 정말 대학등록금이 없어진다면, 과연 누가 이득을 보겠는가? 부자들일까, 가난한 이들일까? 분명한 사실은 후자이다. 대학생 자녀 둘을 둔 집의 경우 대학등록금이 없다면, 일년에 2000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서 세금 좀 더 낸다고 뭐가 대수겠는가.
그런데 한국의 부르주아 세력은 꼭 이 문제를 세금문제로 걸고 넘어져서 중산층들을 선동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선동도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우파들의 경제정책이 실패할수록 그 중산층들마저 몰락해서 대학에 자녀들을 보내기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등록금이 없다면, 너도 나도 마음만 먹고 일정한 자격조건이 되면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학벌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학벌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계급의식일 테니 말이다. 똑 같은 서울대생이라도 부산 당감동에서 온 학생과 강남 대치동에서 온 학생은 엄연히 다른 '주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하튼 모순은 언제나 해결책을 내장하고 있는 법이다.

덧글
교수 월급을 없애는 건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어쨌거나 대학등록금이 무상이 된다면 '대학등록금' 내기도 힘들어서 대학문턱도 못가보고 좌절하는 능력있는 재원들이 '최소한'의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게 되겠지요 누구라도 능력이 되서 좋은대학을 갈 수 있다면 사회지배계층들은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게 될꺼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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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공교육이 무능해서 애들 대학도 못보내게 생겼습니다. 진짜입니다.
시사분야글만 보면 진짜 설득력 제로에 글빨은 허지웅 발뒤꿈치에도 못미치고
천안함,장자연 다 낚이고도 정정 안하는 모습 보면 말로 먹고사는 사람이 자기 말에 책임
지는 모습도 안보이고
사람들이 왜 인정안해주는지 스스로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당신은 충분히 바보스럽습니다. YOU WIN !!
등록금 인상에서 매년 2~30%정도 또는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이 교직원 및 교수, 시간강사의 임금 인상입니다.
모든 대학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교직원 및 교수, 시간강사의 임금 인상 문제가 항상 나왔죠 특정대학에서는..
그래서 등록금 인하 문제에 교직원 및 교수, 시간강사의 임금과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이택광씨의 말에는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쓸데없이 한말 같아 보이진않음
분명 교직원 임금 인상은 현재 구조에서 보면 등록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함
학생은 등록금 부담에서 해방되니 좋고 교수 및 임직원은 급여는 국가에서 보장하니 좋고...
식자라면 그 해법에 대한 디테일까진 가지 못하더라도 윤곽 정도는 고민하고 제시해봐야 하지 않을까 함.
견우공 운운하는 건 좀 오버같네요...
서성한 이하 병신같은 잡대학들 다 폐기하고
제대로 된 대학에만 등록금 없애고 장학금 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학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구조적 차원의 해결과 동시에 의식적 수준에서의 '학벌'이라는 강박 관념으로부터의 해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사회에선 학벌이란 게 '엘리트', '능력이 있다', 이런 상징자본으로써 쓰인다는 거죠. 그니깐 국민들에게 학벌이란 건 단지 나를 무장시켜줄 사회적 자본이 아니라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의식을 그냥 뿌리 뽑기 힘든 한 이걸 억지로라도 '거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일정 수준의 대학을 국공립으로 전환시켜 평준화하는 방책이고요.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 뇌 속에 mb 뇌 속에 삽 하나 들었듯 박혀있는 학벌 의식을 억지로라도 '거세'시키지 않는 한 학벌 문제는 뿌리 뽑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존재하면 욕망할 것이고, 학벌이란 것의 폐해가 단지 고용상의 불평등만 초래하는 게 아니고 교육도 병신으로 만들고 있으니 억지로라도 '거세'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노동자 입장에서 좋지요. 세금 그 딴게 문제 입니까? ㅋㅋ
그리고 저는 학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써 대학평준화라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제도 개혁을 이야기했는데, 왜 그게 가만히 앉아서 의식 개혁이나 논하고 있다는 것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수라는 사람의 입에서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면 된다는 단순한 개드립 대답이
연이어 나올 줄은 몰랐네
참 쉽게 사시네요. 근데 어쩌죠? 이제 교수 자리가 밥 빌어먹기는 존나게 어려워질 겁니다.
교수 임금이 등록금문제와 관련없다고 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1인당 gdp는 4만달러로 한국의 2만달러의 두배 수준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대학 교수의 초봉은 세전 4600만원선으로 한국 사립대 교수 평균 연봉 4200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것은 경제 수준에 비해 교수임금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정교수 평균연봉은 8600만원 정돕니다
애당초 논점을 흐리는 주제인데다
GDP 대비 교수 연봉이 인건비의 적절한 비중에 대한 유일한 기준도 아니구요.
GDP 대비로 할 거면 삼성가의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제도도 진지하게 논의해 볼 만 하겠지요.
반면 한국은 서울대만 보더라도 연간 졸업생수는 만명에 육박합니다. 대학 갔다오지 않으면 몸으로 때워야 한다 라는게 한국 사회의 한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술자는 대우 받지 못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본인의 희망과 상관없이 일단 부모님들께 떠밀려 대학에 갑니다. 어떻게 학점 간신히 매꿔 졸업할 때쯤엔 취직이 안된다고 하다가 졸업을 합니다. 고등학교 때의 고민들이 4년 늦게 나타난다고 보면 되려나요?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도 교수님의 무상등록금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에 앞서 너무 많은 대학과 대학생들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뭐, 이미 정부차원에서 정리 들어간 대학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요.
국립대의 총예산 6조 6천억원 중 40%가 등록금 비율이고 사립대예산 24조 중 70%가 등록금입니다.
즉 무상교육을 실시할 시 국가가 부담해야 할 액수는 매해 19조 4천억 적도 됩니다. 그리고 한국 대학 예산 중 인건비는 보통 40%이상으로 추정되므로 약 12조 2천억원이 인건비입니다.
말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대학 무상 교육을 이야기 할꺼라면 국가가 등록금 분 19조4천억을 어떻게 부담할 건지 이야기해야합니다. 회피하지 마십시오.
일반회계 세입 중 국채를 제외한 국세총합이 181조니까 세금으로 이를 해결하려면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세율을 10%올려야 합니다.
교수 포함 대학의 인건비를 낮추고 대학 수를 줄이는 건 대학 무상교육의 실현을 위한 첩경입니다. gdp 대비 프랑스 수준의 인건비로 낮출 수만 있다면 인건비에서만 약 6조의 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등록금분은 19조 4천억이 아니라 13조 4천억이 됩니다. 여기에 만약 대학 수가 반으로 준다면 거칠게 생각해서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몫은 13조 4천에서 6조 7천억정도가 됩니다. 이정도면 정부의 4대강 예산과 비슷한 규모가 되고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골치아프고 재미없는 일을 '현실주의자'에게 떠넘기면서 체면을 세우려는 게 아니라면 번지르르한 깃발만 흔들지 말고 돋보기를 들고 서류뭉치와 씨름하십시오.
이택광의 글도 고부응의 글도 오랫동안 숙의해왔던 사람들에게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아고라'수준의 글에 불과합니다. 제발 백일몽에 빠진 소년소녀에서 과학하는 어른이 됩시다.
1. 모든 직업의 월급을 그 나라 gdp 수준으로 맞추어야만 하는 것입니까?
2. 등록금문제에서 분명 교직원 문제도 있겠지만 등록금 인상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지 않은가요? 학교에서 <교육과는 무관한> 곳에 투자하기 위해, 금전적 사업을 위해, 또는 여러 번지르르한 명목으로 자본을 비축하기 위한 것이잖습니까? 교수봉급은 <교육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교수 월급 올린다고 교육 질 높아지느냐 같은 얘기는 "지금은" 하지 맙시다. 교수 봉급이 교육과 관련된 것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어떤 분은 위에서 방학 때 일찍 퇴근하는 교직원들 월급을 왜 학생과 국가가 내야 하는것이냐고 하셨는데 교직원은 학생들을 위해서 대학의 작동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학생, 교육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그들이 얼마나 훌륭하 기여를 하는 문제 역시 "지금은" 하지 맙시다.)
3. 님이 말씀하신 교직원 봉급 줄이는 문제는 좀 이상합니다. 진정한 문제는 따로 있는데 특정 그룹을 찝어서 그 그룹에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습니다. 교직원들이 기존에 받는 월급이 있는데 그것을 갑자기 줄이면 교직원들은 상당히 난감할 것입니다. 마냥 교직원들보고 그 동안 사치했으니 허리띠 졸라매라고 할 것인가요? 또는 교직원들을 줄이는 방안도 말씀하셨는데(대학을 줄임으로써 말이죠) 그러면 또 실업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요? 님이 말씀하신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른 문제가 생겨버리지 않습니까?
제 생각엔 택광님 말씀이 당위를 내세우는 것이라기보다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
""당연"히 현체계에서 이택광씨가 말하는 데로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
아니. 나는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들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니 글이라도 급진적으로 쓰자는 입장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나 님의 회계 주장 "교직원의 월급을 줄이거나 대학을 줄이자" 역시 어떤 사람들(특히 교직원/교수들)이 보기에는 하나의 깃발일 수 있는 것입니다. zelig님이 말씀하신 것은 님의 주장이 헛소리라기보다는 깃발과 서류뭉치가 완전히 구분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즉 선전 내지 주장과 팩트, 수치가 완전히 구분될 수 있냐는 것입니다. 같은 팩트로도 다른 선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아니. 나는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들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니 글이라도 급진적으로 쓰자는 입장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직원 연봉을 인상 동결도 아니고 "깎을 수만 있다면" 이란 가정은 하나마나한 겁니다.
본인도 이게 실현가능하리라 믿지는 않을 겁니다. 믿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겠네요.
유일한지 알려져 있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은 이런 해법을 들이밀면서
책임을 이것을 받아들일 리 없는 쪽에 전가하는 수법,
사기에 다름 아니지요.
국립대 총예산 중 등록금이 2조 6천억 쯤 차지하니까
4대강 안 했거나 2대강 했으면 적어도 국립대 등록금 면제는
교직원 임금 건드리지 않고도 가능한 것 아닙니까?
교직원의 임금을 깎는 건 어렵지만 매년 임금 인상을 억제할 수는 있지요.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때 임금을 동결하는 것은 실질임금을 인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물가 상승률을 4.5%라고 했을 때 10년간 임금을 동결하면 실질임금을 25% 인하하는 효과가 있어요.
교수 임금은 또다른 이슈도 연결되어있죠. 정교수 평균연봉이 8000만원대 후반인데 시간강사들은 2000만원정도의 연봉으로 교수와 비슷한 일을 합니다. 말못하는 들짐승들도 상처입은 제 동료를 위해 먹이를 나누는데 이 땅의 교수들은 미물보다 못하게 처신합니다.
임금을 삭감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니까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일종의 순환논법이지요.
회계 좋아한다지만 정부 예산안 전체를 보고 교육 예산을 확충할 방안이 없는지 생각하는 것은
본인 역량으로 가능한지, 그렇다 해도 블로그 몇줄 댓글로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시야를 넓히길 바랍니다.
>>4대강 안 했거나 2대강 했으면 적어도 국립대 등록금 면제는
>>교직원 임금 건드리지 않고도 가능한 것 아닙니까?
한 해 등록금을 위해 4대강 안 하면 그 뒤의 등록금들은 어쩌라고? 'ㅅ'
맨날 물고 늘어지는 게 4대강 밖에 없는 걸 보니 참 갖고 노는 게 식상하다 식상해
지금 글에서도 시간강사의 봉급을 올릴 방향을 찾는 게 아니고 정교수의 연봉을 깎으려고(내지는 동결해서 임금인하의 효과를 보시려고) 하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교수들 중에서도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두리뭉술하게 넘어가면 안되는 것이 정교수 내에서도 전공, 경력, 기타 여러 요소에 따라서 연봉차이가 상이하지 않습니까? 그런 사정을 세세히 분석하는 게 아니고 막연히 정교수의 높은 평균 연봉을 들먹이면서 회계 이야기를 하시는 것은 zelig님이 말씀하신대로 <서류뭉치로 깃발을 만드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연봉이 3000만원 정도인 정교수가 연봉이 2000만원인 시간강사한테 500만원을 줘서 2500씩 맞추어야 하나요? 연봉이 7천만원 받는 정교수가 2000만원 받는 시간강사 4명한테 천만원씩 줘서 3000씩 맞추어야 합니까? 그리고 연봉을 나눌 때 개인이 사적으로 주어야 할까요? 평균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간강사들의 생활비에 적절하게 정교수들이 추렴해서 나눠줘야 합니까? 먹이랑 돈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그런 동정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교수-시간강사 문제에서 그런 동정심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님의 시선은 시간강사를 계속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태로 두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강사를 하나의 노동자로서 제도적으로 정립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시간강사들에게서 착취당하는 그 이윤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그리고 그 쓰이는 분야가 교육과 관련된 것인지 알아내고 분석해야하는 겁니다.
그리고 택광님은 국립대만 등록금을 보조하자는 게 아니라 <사립대학을 당장 어쩔 수 없다면 국립대학부터 등록금을 없애면 된다.>라고 말씀하셨죠. 제가 제대로 읽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국가가 관장하는 국립대가 변화하면 사립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다.>정도로 읽힙니다.
그리고 사족인데 이택광님이나 고부응님이나 애초에 자기보신하려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저런 등록금 얘기 자체를 꺼내지 않았겠죠. 등록금 얘기하면 성직으로 간주되는, 욕망이나 쾌락을 누리지 못해야할 것으로 간주되는 자신들에게 원한섞인 공격이 올 것이 뻔하다는 것을 두 교수분들이 몰랐을까요?
"이정도면 정부의 4대강 예산과 비슷한 규모가 되고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이것은 누구의 발언이며 그래서 당신은 누구를 비난하는 것입니까?
교수들이 에미가 없다는 식의 비판도 정서적 차원에서는 확실히 설득력이 있습니다....만, 그래서는 한계가 있지 싶습니다. 가령 일부 세력이 식량, 무기 등등을 독차지하고있고 나머지 일부는 매우 빈곤하게 살고 있는 사회를 상정해 봅시다.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는 지적을 통해 먹을 것을 좀 얻어 먹을 수도 있겠지만 가진 쪽이 맘만 먹으면 밥줄을 끊을 수 있는 상황이다보니 좀 거시기 하죠. 살살거리면 거드름 피우면서 뭣 좀 주다가, 좀 수틀리면 주던거 딱 끊을수도 있는거 아니겠슴까. 그래서 아주 딱 못을 박아서 니네들, 부유하게 사는거 걍 내비 둘텐게, 대신 우리 삼시세끼 먹을 정도는 내 놔라, 라고 문서화 해 놨다가, 나중에 어기면 그거 들이대면서 확 뒤집어 엎을 수 있어야겠죠. 이걸 실제 사회로 옮겨서 적용해보면 가지고 있는 쪽은 소수, 털리고 있는 쪽은 절대 다수니까 정말로 가능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털리는 쪽이 오랫동안 삼시세끼 잘 먹고 지내다보니 자기가 털리는 쪽이라는 사실도 모르게 돼 버렸다는 것 정돈가? 하긴뭐 그걸 잊었든 안잊었든 잘먹고 잘살고 별 불만 없으면 그만인데, 한국만 해도 하루에 45명씩 자살하는 마당이니 불만이 없다고 보기는 좀 거시기 하고, 불만의 출처를 모르고 있다고 보는 편이 그럴싸 할 것 같기도 하고...아뭐, 이건 그냥 제 생각이고, 실제 사회 상황이 갓 스물 넘긴 짬찌가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한건 아니겠지만, 윗님의 저 서술을 보니 상술한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