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범상하지 않은 사람이나 동물과 관련한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처음에 특이한 사례 위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락프로그램이었지만, 점점 진지한 문제를 다루는 쪽으로 성격이 달라지고 있어서 흥미롭다. 프로그램 자체의 기획의도가 바뀌었다기보다, 다루는 현실이 심각해졌기 때문에 발생한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산속에 은거하는 기인이나 특이한 취미에 빠진 범인을 ‘순간포착’해서 보여주면, 결국 그 밑바닥에 감춰져 있는 것은 사회경제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이들을 이렇게 만든 원인이 경제위기로 인한 파산이거나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이 열악한 노동조건이라는 것은 눈썰미 좋은 시청자라면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오락프로그램조차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한국 사회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취업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쉬고 있다는 사람들이 202만명에 달한다는 통계이다. 이 중에서 34만명이 이십대라고 한다. 이곳저곳에 지원서를 넣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아서 잠정적으로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그냥 쉬는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설명이다. 말 그대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숫자를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는 청년들은 집계에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정부는 이런 현실을 ‘요새 젊은 것들’ 탓으로 치부하는 발언들을 종종 쏟아냈다.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고 ‘군기’가 빠져서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 정부가 젊은 세대의 나약함을 염려할 때, 과연 그 힘든 일의 성격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고 말을 내뱉은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자각증세 없이 곳곳에 침투한 신자유주의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임금과 직업을 제공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이상한 사회를 만들어놓았다. 취업을 못해도 ‘내 탓’이지 사회나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해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실업자라는 편견 가득한 용어보다도 ‘그냥 쉬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선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이라도 해야 실업자라도 될 텐데, 아예 실업의 기회마저 박탈당한 채 ‘절대적 자유’를 강요당하는 노동자의 처지가 이런 용어법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비정상성이 정상성이 되는 이런 역전 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정상성에 대한 과도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화성인 바이러스>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게 만든다. 이런 까닭에 오히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보여주는 호기심은 건전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기인이나 별종은 결코 비정상적인 존재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바로 정상성에서 퇴거해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필사적인 노력이 일반적인 범주에서 신기하게 보이는 기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가나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개인의 차원에 고정시켜버리기 때문에 일시적인 자선행위 이상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난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를 혐오하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의 전도현상이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경쟁에서 도태된 개인은 자신의 가난을 국가나 사회의 모순으로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 문제로 환원시키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정권교체를 통해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인들의 정치뿐만 아니라, ‘아무나’의 정치가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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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게재되었음.
산속에 은거하는 기인이나 특이한 취미에 빠진 범인을 ‘순간포착’해서 보여주면, 결국 그 밑바닥에 감춰져 있는 것은 사회경제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이들을 이렇게 만든 원인이 경제위기로 인한 파산이거나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이 열악한 노동조건이라는 것은 눈썰미 좋은 시청자라면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오락프로그램조차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한국 사회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정부는 이런 현실을 ‘요새 젊은 것들’ 탓으로 치부하는 발언들을 종종 쏟아냈다.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고 ‘군기’가 빠져서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 정부가 젊은 세대의 나약함을 염려할 때, 과연 그 힘든 일의 성격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고 말을 내뱉은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자각증세 없이 곳곳에 침투한 신자유주의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임금과 직업을 제공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이상한 사회를 만들어놓았다. 취업을 못해도 ‘내 탓’이지 사회나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팽배해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실업자라는 편견 가득한 용어보다도 ‘그냥 쉬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선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이라도 해야 실업자라도 될 텐데, 아예 실업의 기회마저 박탈당한 채 ‘절대적 자유’를 강요당하는 노동자의 처지가 이런 용어법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비정상성이 정상성이 되는 이런 역전 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정상성에 대한 과도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화성인 바이러스>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게 만든다. 이런 까닭에 오히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보여주는 호기심은 건전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기인이나 별종은 결코 비정상적인 존재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바로 정상성에서 퇴거해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필사적인 노력이 일반적인 범주에서 신기하게 보이는 기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가나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개인의 차원에 고정시켜버리기 때문에 일시적인 자선행위 이상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난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를 혐오하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의 전도현상이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경쟁에서 도태된 개인은 자신의 가난을 국가나 사회의 모순으로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 문제로 환원시키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정권교체를 통해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인들의 정치뿐만 아니라, ‘아무나’의 정치가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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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게재되었음.



덧글
1 2012/02/22 07:24 # 삭제 답글
1등
2012/02/22 21:1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퍼갑니다 2012/02/23 07:22 # 삭제 답글
ong
tor 2012/02/23 14:27 # 삭제 답글
다루지도 못할 코기토를 느끼기 시작해서 뒷걸음질 치면서 대타자나 호출하고 있는 한국 꼴이 앙증맞네요
111 2012/02/24 14:14 # 삭제
tor/니 꼴은 토 나온다 증말 ㅋㅋ
tor 2012/02/29 16:10 # 삭제
감사합니다^^
111 2012/03/01 01:31 # 삭제
tor/ 조또 유 아 웰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