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 학위를 마치고 마크 피셔에 영감을 받아 열었던 이 월플라워를 닫아야할 때가 온 듯하다. 거의 20년을 함께해 온 허공의 집인데, 막상 닫힌다고 하니 섭섭하긴 하다. 30대 팔팔했던 나는 이제 삭아가는 50대가 되었다. 50대에도 블로그를 계속하고 있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말이 씨가 되어서 운명처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도래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합당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이 "실재의 응답"을 계시처럼 받아서 남은 인생의 기록은 다른 방식으로 해볼 생각이다. 한때는 댓글들로 뜨거웠던 블로그이지만, 이제는 오래된 놀이동산 같은 분위기가 풍겨서 나에겐 더 좋았던 곳이다. 어쨌든 그 동안 이 못난 블로그를 방문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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